소비자연맹의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 성능 비교 테스트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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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martconsumer.go.kr/user/cn/cntnts/selectInfoDetail.do?pageIndex=1&searchGbn=REGIST_DT&firstMenuId=00000200&secondMenuId=00000566&bbsTyId=017&infoId=A0000551&rnum=1

오늘 대부분 미디어에 소비자연맹의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 성능비교 보도자료가 기사화 되었습니다.

자동차용 에어컨필터(캐빈필터) 15종의 성능시험을 해서 그 결과와 구매가이드를 제공 한다네요.

그런데, “구매가이드”는 어딧니?

내용이 너무 많고 복잡한데다가 세부 내용들을 보면 너무 많은 오류 또는 잘못된 기획이나 해석이 난무합니다만, 그래도 정상적인 결론을 내기 위한 대세엔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결론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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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를 수행한 대전소비자연맹은 “미세먼지 제거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해야” 라고 한줄 결론을 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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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래? 그런데 제공기관이자 보도자료를 배포한 공정거래위원회에선,
”자동차용 에어컨 필터, 60%가 항균효과 없어” 라고 한줄 요약을 하고 있네요.

그렇다면~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1. 소비자연맹의 결론대로 “미세먼지 제거효율이 높은 결과가 나온 제품”을 선택한다?

2. 테스트결과 “항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제품을 선택한다?

이 중 어느것을 해야 할까요??

결론을 파고 들어가 보면 좀 내용이 길고 복잡해 질 겁니다.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다시 위의 2가지 결론을 합해서 결론을 내어 드리면,

. 아무 결론도 아니고, 아무런 구입가이드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

라는, 공공기관이 잘하시는 허무개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항균효과에 대한 테스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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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미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 대로 “항균효과”에 대한 내용으로 에어컨 필터시험 결과를 기사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필터테스트 결과를 “항균효과”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상한 결론입니다.

그 이유를 짚어보면,

에어컨 필터의 공인 테스트엔 애초에 “항균테스트”가 없다. 

네. 국내, 국외 공인기관의 에어컨 필터 테스트 항목엔 항균테스트가 없습니다. 왜 없을까요? 이들 시험기관이 무식하고 게을러서?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필터미디엄 그 자체를 갖고 배양실험을 한 결과 항균력이 없었더라도, 필터는 이용자가 사용하면서 접촉을 하며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므로, 그걸 장착하고 송풍을 하는 실험을 한다면, 아무 세균도 검출되지 않을 것이고, 테스트를 해 봐야 제품간 차이를 구분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하수도관의 내벽이나 외벽이 항균력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항균 하수도관을 사용하면, 환경이 깨끗해질까요?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하수도나 필터는 세균을 포함한 오염물질을 격리하거나 분리해 내는 일을 하는 것이지 살균을 하는 역할이 아닙니다. 때문에, 직접 접촉할 수 없는 에어컨 필터에 대한 항균능력의 검증은 불필요합니다.

이는 소비자의 왜곡된 인지를 업체가 교묘하게 마케팅에 이용해 왔던 관례에 공공기관까지 같은 장단에 춤을 춰 준 결과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세균배양 테스트 외에 시큼한 냄새의 원인으로 더 중요한 테스트일 수 있는 “곰팡이 테스트”는 15개 제품이 모두 곰팡이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0등급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세균보다 훨씬 작은 포자로 공기가 있으면 어디에든 존재하는 곰팡이테스트는 왜 모든 제품이 최고수준일까?

그렇다면, 15개 제품 모두 에어컨필터만 사용하면 곰팡이가 100% 걸러지고, 항균력이 있다고 나온 6개 제품만 쓰면 공기를 통한 세균감염 위험은 99.98% 없어지는 것일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항균테스트와 곰팡이테스트 이 두 테스트 결과가 좋게 나오고 나쁘게 나온 것과 실제 필터 사용시의 세균이나 곰팡이와 관련된 보건 위협은 테스트 결론과 비례하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2. 소비자보호원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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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보호원의 1줄 결론이 훨씬 합리적이긴 합니다. “미세먼지 제거효율이 높은 제품이 우수한 에어컨필터입니다”

그럼, 소비자보호원의 미세먼지 필터시험 결과가 좋은 제품을 선택하면 되겠네요?

그 제품이 머죠??

왜 딱 정해서 알려주면 될 것을 엄청 찾아보기 어렵게 해논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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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를 보니, 입자크기에 따라 제품별 순위가 뒤죽박죽이네요…  이런 리포트를 가지고 소비자가 어떻게 “미세먼지 제거효율이 높은 제품”을 골라요???

상식적으로 가장 작은 입자테스트 결과가 좋은 보쉬의 ‘MICROCLEAN SY 531’ 제품이 78.8%로 가장 우수“하니까 선택하면 되는 걸까요? 그러면 되는데 왜 소비자원은 이렇게 자세한 테스트를 해놓고 애메모호한 장황한 설명만 할까요?

이 부분은 조금 더 기술적인 부분을 알아야 하는데, 필터가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메카니즘은 interception, impaction, diffusion의 3가지 원리랍니다. 그런데 이들 3가지 원리가 입자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고 0.3micron 정도 크기의 입자를 걸러내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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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0.3micron 크기의 입자를 Most Penetrating Particle Size (MPPS)라고 부르고 초미세먼지 필터 테스트시에 이를 기준으로 테스트합니다. MPPS입자테스트 결과가 가장 효과적인 필터성능 비교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보쉬 필터가 가장 좋은 필터로 추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쉬필터는 “활성탄 필터”가 추가된 “콤비필터”가 아닙니다. 그래서, 입자가 아닌 분자수준의 물질이나 GAS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아얘 없습니다. 게다가 먼저 테스트에서 항균성능도 없다고 해버렸기에, 이걸 추천할 수 없는 자가당착적인 데이터만 겹겹이 제공한 셈이 되었습니다.

실험 구성의 결정적인 오류: “초기압력테스트”와 “활성탄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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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테스트에서 가장 먼저 수행된 것이 “초기압력테스트” 입니다. 이 테스트는 공기가 필터를 통과하는데 얼마나 큰 저항을 받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서, 값이 낮을 수록 저항이 적어 더 수월하게 공기가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이는 필터의 미세먼지제거성능과 반비례하는 결과가 나오는 시험입니다. 또한 숯알갱이가 첨가되어 있는 “활성탄필터”는 초기압력테스트 값이 크게 안좋습니다. 필터 저항이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 이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사실, 이 초기압력테스트는 소비자가 다른 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데이타 입니다.

에어컨 필터가 장착되는 자동차의 공조장치는, 아무 필터나 사이즈만 맞으면 장착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애초에 설계된 필터의 “초기압력저항”값이 정해져 있습니다. 순정 에어컨 필터는 이렇게, 제조사로 부터 “초기압력값”과 “필터효율” 두가지 요구조건에 따라 순정필터사양이 결정됩니다. 만약 순정필터의 필터효율보다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하면, 먼지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몸에 안좋은 제품인 것입니다.  만약 순정필터보다 “초기압력값”이 큰 필터를 사용한다면? 이 경우 이 값은 먼지를 걸러내는 능력과는 상관없이, 공조장치에 순정필터보다 더 큰 많은 부하저항을 주게 되어 공조장치가 정해진 MTBF를 채우지 못하고 고장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선풍기 팬 위에 젖은 타월을 올려놓고 계속 사용하다 보면, 모터팬 과열이나 고장을 초래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초기압력값”은 필터 제조사에 따른 차이보다는 필터가 일반 필터인가 일반필터+활성탄필터의 “콤비 필터”인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은 일반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조장치 차량과 콤비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조장치 탑재 차량이 애초에 분리되어 있습니다.

예를들어, 현대차의 경우, 그랜저HG까지의 대부분 차량에 콤비필터를 사용하면 안되며,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에만 콤비필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 필터가 장착되어 나왔더라도 오너가 콤비필터를 구해 바꿔 끼우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차량의 워런티와도 연결된 문제이기에 가볍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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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캐빈필터제조사인 micronAir사의 현대자동차 호환 필터리스트. 오른쪽 네모칸이 콤비필터(활성탄필터)사양인데, 콤비필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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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벤츠의 경우 일반필터 콤비필터가 모두 제공되는 차종이 있는데, 이는 필터제조사가 임의로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OE 사양이 콤비필터의 큰“초기압력손실”에도 정상적인 MTBF를 보장하는 사양으로 제조된 차량이기 때문에 콤비필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활성탄필터는 차종별로 사이즈만 맞으면 일반필터 대신 끼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OE제조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용해야만 합니다. 게다가, 각 차종별 제품이 풍량, 정압, 필터사이즈 등이 다 다른데, 이걸 같은 테스트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결론이 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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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실험에 사용된 모든 국산 순정 필터는 활성탄필터가 아닙니다.

그런데, 소비자보호원의 필터실험은, OE의 워런티 제공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순정사양보다 훨씬 큰 초기 압력 손실 값을 가지는 “콤비필터”를 동일한 비교대상으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특히, 공신력 없는 제조사가 OE스팩 확인 없이 임의로 제조하여 해당 필터의 압력 저항 값이 해당차종과 맞지 않는 필터테스트를 수행했습니다. 예: 소나타 차량용 활성탄 필터 테스트

기타 황당한 내용들이 많은데, 예를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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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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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같이 이런 필터류의 제품은 공식적으로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아니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식품도 아닌데 PE재질의 필터에 왜 유통기한이 필요하고, 소비자가 그걸 확인해야 한다고 가이드를 하는 것일까요??

“제품 성능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라고 주장하시는데, 성능이 변질?  성능이 썩어요?

소비자보호원은 필터테스트를 하면서 필터본연의 성능(미세먼지제거성능)과 상관없는 항균력테스트를 수행하고, “항균마크”의 인증 적합여부를 지적질하고 있는데,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OE차량과 테스트 제품의 사양적합성 여부의 확인도 없이, 필터저항 값이 대부분 국산차량에 사용되기에는 크게 높아 공조장치의 조기 수명단축을 초래할 수 있는 제품들을 비교대상에 넣어 테스트를 함으로서, 소비자가 이들 제품들을 확인 없이 사서 써도 되는 제품으로서 공인해 준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차량용 에어필터는 개솔린/디젤 엔진 구분하여 명확한 성능에 대한 KS규격이 있으나 에어컨필터(캐빈필터)는 KS규격 등이 실질적으로 제시되지 않다 보니, 시장에 완전히 규격미달 제품들이 특히 많이 유통되고 있으며, 유명한 애프터마켓 브랜드에서도 소비자들이 구분이 불가능하게 좋은 제품과 나 제품들이 섞여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비자연맹의 테스트는 소비자의 올바른 제품선택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좋은 필터 고르는 방법을 정리하면서 마칩니다.

. 내 차종의 순정 필터가 콤비필터인 경우에만 애프터마켓 활성탄 필터 사용

. 내 차종용 애프터마켓 필터의 “초기압력손식”(필터저항값Pa)가 순정필터와 같거나 작은 제품만을 선택 구매

. 애프터마켓 필터의 0.3micron 입자 테스트 결과가 순정필터와 등등하거나 더 우수한 제품만을 선택 구매

. 필터광고의 다른 정체를 알수 없거나 근거 없는 광고내용은 무시 (항균,은나노,초미세먼지,황사필터 등등)

참고로, 제가 자체 테스트했던 결과로는, 위 실험 15개 제품 중 카포스 프리미엄 콤비네이션 필터가 가장 성능좋은 필터미디엄을 사용한 제품이었습니다.

5 comments

  1.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어떤 직업을 가진분이신지도 궁금하고요. 혹시 연구원이시거나, 학계에 계신건지요? 글의 느낌이나 분석수준이 그냥 취미로 이런일을 하시는 분 같지는 않아서요 ^^;; 주인장님 덕분에 공기청정기도 잘 고르고, 자동차 필터도 도움 많이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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