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정원 잔디 관리하기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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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잔디밭을 원했었고, 그래서, 작지만 정원에 양잔디를 깔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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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처음 잔디를 깔은 사진. 품종은 켄터키블루그라스 입니다.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하는 한지형 잔디로서, 축구장이나 골프장 페어웨이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품종입니다. 통상 양잔디라고 불립니다.

통상 우리나라에서 정원용 잔디의 경우, 한국잔디와 양잔디 중 선택해야 합니다. 한국잔디는 들잔디,조선잔디,중지,금잔디 등으로 불리거나 구분되고, 양잔디는 켄터키블루그라스, 벤트그라스 등이 있는데 정원엔 켄터키블루그라스가 대부분 사용됩니다.

제가 양잔디로 선택한 이유는 4계절 늘 푸르다는 장점 보다는, 잔디 식재 공간이 좁고, 남쪽 앞집으로 인한 그늘로 인한 음지형성으로 한국잔디는 잘 자라지 못할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잔디와 양잔디는 그냥 품종만 다른 것일까요? 아니랍니다. 한국잔디는 원래 “대나무과”의 식물이고, 양잔디는 “벼과”에 속하는 식물 이라네요.. 늑대와 개 정도의 관계가 아니라 개와 고양이 수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한국잔디는 주로 씨가 아닌 뿌리로 번식을 하고, 양잔디는 씨를 뿌려 쉽게 자랍니다.

이렇게 이쁘게 꾸며놓은 잔디가 1년이 지나 다시 여름이 되었더니 전체 면적의 10% 정도에 잔디병이 발생하여 누렇게 죽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구입처에 물어보니 다시 살릴 수 없다고 하여, 죽은 부분을 도려내고 다시 롤잔디를 땜빵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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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잔디 땜빵의 현장..

자주 물을 주었음에도 잔디가 누렇게 죽는 원인은 사실 다양합니다.

. 과도한 습기로 인한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의 감염, 즉 잔디 병으로 인한 경우: 살균제 처방 필요
. 과도한 습기로 인한 곰팡이의 번식: 곰팡이 제거제, 비료 처방
. 달팽이나 굼벵이 등의 잔디를 죽게 하는 토양 벌레로 인한 경우: 살충제
. 영양부족이나 과도한 트래픽으로 인한 스트레스: 비료와 보호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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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관리라는 것이 자주 물주고, 웃자라면 깎아주고, 가끔 비료 뿌려주면 될 줄 알았는데, 1년만에 이쁜 잔디밭에 큰 상처를 입힌 후에야 적극적 잔디관리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병해 예방]
잔디병은 대체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이를 예방하거나 늦지 않게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약재는 “살균제” 입니다. 매우 다양한 약재가 있고, 각 약재마다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병해가 달라 사용되는 약재로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만, 병해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원인균이 무엇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서 정원관리업체에선 4~5종류의 약재를 돌려가며 연속으로 살포할 것을 권장하더군요.. 처음엔 급해서 시키는대로 했었고, 이후 잔디밭 왕국(?)인 미국에서의 일반적인 관리약재들을 참조해서 우리집 잔디밭용 살균제 사용 패턴을 정했습니다.
예방/치료용: 헥사코나졸 수화제
장마철 전후 집중 관리용: 터부코나졸 수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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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사코나졸과 터부코나졸 살균제. 약 2000배 희석하여 사용합니다. 농약이지만, 저독성 2급으로 인체독성은 매우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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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계량하여 조리개로 뿌려주는 것이 귀찮으므로, 위와 같은 호스엔드 스프레이어에 약재를 넣고, 희석비율을 셋팅한 후 물호스에 연결하여 뿌려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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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파란통의 호스엔드 스프레이형 살충제를 뿌리는 모습

[잔디통풍:에어레이션]
잔디밭은 그냥 놔두면 바닥 흙이 단단하게 굳어 딱딱해 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잔디 뿌리근처로의 산소공급량이 줄어 잔디생육속도가 떨어지게 되고, 병충해 발생 가망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그래서, 잔디밭에 4~5cm 깊이로 구멍을 내 흙과 뿌리로의 공기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잔디 통풍작업 또는 영어로 에어레이션(Aeration) 이라고 합니다.
에어레이션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잔디 통풍기 또는 Aerato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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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A의 전기 통풍기. 220V AC 전기연결이 필요하고, 가격은 40만원대. 30평 잔디의 통풍작업을 위해 이걸 구입하기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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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구입한 제품은 위의 제품. 1만5천원. 잔디통풍 덧신입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적어도 70kg 이상 몸무게의 작업자가 필요하고, 상당히 운동됩니다. 30평에 대략 1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잔디 Thatching 작업]
실제로 해보니 가장 중요한 잔디관리의 한 축인데, 이 작업은 한국말이 없을 정도로 국내에선 골프장 같은 전문적 잔디관리를 하는 곳이 아니면 잘 하지 않는 작업 같습니다.
Thatch은 사전에 초가집 지붕을 이는 작업을 Thatching 이라고 한다네요.. Lawn thatching은 다른 의미입니다.
Thatching 작업은 머리빗으로 머리결을 정돈하면서 눌러붙은 머리를 풍성하게 다듬는 작업과 비슷합니다.
자주 밟아 땅에 눌러붙고 엉킨 잔디를 가지런히 일으켜 세움과 동시에, 잔디밭 아래에 눌러붙어 있는 죽은 잔디를 솎아내 주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해 주어야 잔디가 훨씬 건강해 지고, 병충해 피해를 입을 가망성도 줄일 수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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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Lawn thatching rake 연장으로 잔디를 긁어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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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관련 용어가 없어 갈퀴라고도 하고, 에어레이터, 통풍기라고도 하는데, 모두 잘못된 용도로 설명하며 판매되고 있다 보니, 혼란스럽습니다.

게다가, 구입하기 전엔 이 험악하게 생긴 갈퀴가 제대로 잔디 thatching이 될지, 오히려 잔디를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닐지, 잘 긁어질지 두렵습니다.

그래서 작업 영상을 찍어봤습니다. Thatching 갈퀴 작업은 생각보다 쉽고 힘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많은 죽은 잔디가 긁어져 나오네요..

Thatching 작업을 한 직후엔, 잔디 색이 좀 더 바래 보이는데, 몇일만 지나면 금새 훨씬 건강한 잔디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을 함으로서 비로서 2년 전 처음 생생한 새 잔디를 깔았을 때의 건강한 잔디밭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습니다.

[잔디비료]
잔디비료는 잔디용 복합비료를 한포대 구입하여 뿌려주고 있습니다. 복합비료를 다 쓰고 나면, 다음엔 좀 더 뿌리기 편한 액상비료를 호스스프레이어로 뿌려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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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해관리]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벌레들!! 살충제에 대해서는 내용이 많아 다음 번에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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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관리]
우리집 정원의 잔디면적이 작아 본격적인 잡초관리는 필요 없습니다. 다만, 제가 관리중인 집 근처 공터, 옆땅 같이 100평 이상의 공간엔 그냥 뽑아주는 것 이상의 잡초관리가 필요합니다. 이것도 다음 번에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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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러가지 잔디관리작업을 3개월간 진행한 결과 병들어가던 우리집 잔디밭을 다시 푸르른 잔디로 복구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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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도 볼때마다 뿌듯한 잔디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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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옆 빈땅의 약 80평 대지엔 2개월 전에 잔디씨를 뿌렸는데, 무럭무럭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사진은 1개월 전 모습이고, 지금은 맨땅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잘 자라고 있네용..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정원관리에 있어서 대부분의 집들이 남자는 잔디관리, 여자는 화초관리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왜 남자는 잔디, 여자는 화초 인 걸까용~~

2 comments

  1. ㅎㅎ저절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Thatching 작업은 한국에서는 아파트만 살아본 저로써는 생소하면서도 흥미롭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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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독마존에서 저 갈퀴 보면서 이건 대체 뭐야 했었는데 이런 용도였군요 ㅎㅎ 저희집은 그냥 떼로 심은 한국잔디인데 반은 누렇고 반만 파랗거든요. 찾아보니 양잔디 뿐 아니라 한국잔디에도 통풍이 필요하다니 저 신발로 한번 열심히 밟아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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