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하우스의 성능을 확보하려고 할 때, 창호와 현관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안중요한게 없지만…)
다행히도 지난 30여년간 고기밀 고단열의 고성능 창호가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하여 현재 시장에서 판매중인 고성능 유럽식 시스템창호는 매우 높은 기밀성능과 단열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Z30Haus의 창호는 1등급 단열,기밀성능에 패시브하우스 인증이 된 유럽산 시스템창호 업체에 견적을 받고 상담을 하였습니다. https://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8_03


5~6개 업체에 견적을 요청하여 저의 수많은 질문에 잘 답변을 해 준 업체는 최종적으로 독일 레하우 창호 공급사인 유로레하우와 독일 살라만더 창호의 공급사인 에스알펜스터로 좁혀졌고, 제 요구사항은 유로레하우가 더 높은 수준으로 만족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총 금액이 저렴한 에스알펜스터 살라만더로 선택을 하였습니다. 모자란 부분은 같이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요..

Zero30Haus의 시스템창호 요구사항
1. 1등급 단열,기밀성능, 그리고 1등 급 제품 중 패시브하우스 인증창호 선호(결로하자최소화)
– 패시브하우스를 시공함에 있어서 높은 단열성과 기밀 차음성능은 당연한 요구조건이죠.
2. 30년 이상의 외부 노출 내구성
– 30년 이상의 외부 노출 내구성을 제공하려면, PVDF도장 알루미늄 프레임이거나 특수한 도장이나 필름 코팅이 된 PVC 창호프레임이어야 합니다. 유럽 수입 프로파일을 사용하는 대부분 유럽식 시스템창호가 내구성 높은 도장이나 고성능 필름랩핑으로 20년 이상의 수명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외부 실리콘 코킹에 의존하는 방수시공부분이 없어야 합니다.
3. 완전한 수준의 배수구조와 플래싱(누수하자최소화)
어떤 경우라도 빗물이 인테리어쪽으로 들어올 수 없는 완전한 수준의 배수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그런데, 여러 업체의 시스템창호가 1,2번 요구사항은 기본적으로 만족하지만, 3번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체가 명확한 보증이나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중언부언 변명성 답변만을 주시더군요. 창호업체들의 공통적인 답변은 자사 창호의 방수 내수 성능은 완벽한데 시공불량이나 집의 창호주변의 구조적 결함으로 물이 샐 수 있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어라? 창호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는데도 아무도 누수에 대한 보장을 해 주진 않는다? 그러면 이 역시 건축주가 모든 디테일을 챙겨야만 한다는 것인가? ㅠㅠ
검색신공을 하여 보니, 우리나라의 업체들이 제시하는 창호 시공디테일이 북미나 유럽과 비교해서 다음 세가지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1. 창호 상부에 적절한 플래싱과 물끊기를 하지 않는다.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벽을 타고 내려온 물이 창호와 만나 창호면을 타고 흐르다 안쪽으로까지 물이 들어올 수 있기에 물이 창호를 타고 흐르지 않도록 플래싱과 물끊기를 해 주어야만 하는데, 국내의 창호시공은 대부분 적절한 상부 플래싱을 하지 않습니다.




2. 미국,유럽은 창호 시공시 창호 하단을 오픈하여 배수로를 확보하는 반면 한국은 창호하단을 테이핑으로 막아 방수처리한다.

한국시공방식은 창호의 좌우위아래를 모두 테이프로 막아 창호프레임과 벽 사이로 물이 들어갈 수 없게 하는 반면 북미시공방식은 창호의 좌우위에만 테이핑으로 방수처리하고 아래에는 테이핑을 안합니다.
한국의 시공방식과 사상은 창호밖에서 틈으로 물이 못들어오게 다 막으면 된다는 의도라면, 북미방식은 어떤 경로로든 창호안쪽으로 물이 들어왔을 때 그 물이 테이핑을 안한 아래로 배출되도록 하는 의도입니다.
한국방식은 4면을 모두 막아 물이 아얘 못들어오므로 더 완벽한 방식일까요? 유리컵은 장기적으로 물이 새지 않겠지만 두 유리관을 고무패킹으로 연결시켜 만든 유리컵이라면?

4면을 모두 테이핑으로 막으면 물이 절대 안들어올까?
위 사진에서 이질재질 접합으로 장기적으로 물이 침투할 수 있는 부분을 파란색으로 표시하였고 그렇게 침투한 물이 어디로 갈지를 빨간색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그림과 같이 창호 아래부분을 테이프로 막아버리면 창호아래쪽까지 도달한 물이 집 안으로도, 밖으로도 배출되지 못하게 되며 구조체와 맞닿은면이 이렇게 물에 젖게 되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하자를 발생시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3. 한국방식은 창호가 구조체와 접촉하는 벽체에 방수층을 만들지 않는다.
한국식 창호 시공방식은 창호 프레임 안으로는 물이 절대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바깥면을 외벽의 바깥면과 이어서 방수처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보여지고 그래서 벽체의 안쪽 벽면에는 방수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북미,유럽식 시공은 창호프레임이 맞닿는 모든 면을 방수처리합니다.

Zero30Haus에는 이런 북미/유럽의 시공방식으로의 창호시공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외단열시공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패시브하우스 창호주변 시공 디테일. 외단열재가 창호의 일부를 감싸고 그 외단열재는 알루미늄 플래싱/윈도우씰로 덮어주고, 창호하단의 테이핑은 창호하단에서 외벽으로의 물 배출, 그 물을 외벽이 아닌 외단열 바깥으로 배출, 물이 외단열재 위로 배출될 수 있는 방수테이핑과 물이 갖히지 않고 배수될 수 있는 이격공간 확보까지 여러 레이어의 플래싱 테이핑 시공을 한 모습입니다.

Zero30Haus에는 이정도의 완벽한 시공디테일 구현까지는 어렵고 나름대로의 현실과 타협하는 시공디테일을 적용하였습니다.

어떻게 창호가 얹어질 구조체에 원활한 배수구조와 방수구조, 그리고 열교차단을 할까, 외단열 단열라인이 어떻게 창호프레임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고강도 단열재로 창호틀 4면을 감싸는 방안을 검토했었는데, 이 단열판의 위치가 내벽쪽에 더 많이 치우쳐 있어 겨울철 창호프레임의 표면온도를 오히려 낮추게 되어 결로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밀도 단열재 추가하는 방안을 포기하였습니다.

창호를 비바람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창호 플래싱 케이싱을 건물의 WRB 층과 일체화시켜 제작시공하였습니다. 외벽재와 같은 웨더로직 방수투습합판으로 케이싱을 만들고, 외벽을 타고 흐르는 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상단 플래싱은 물구배 각도를 주어 시공하였습니다.

외부 돌출 창틀을 투습방수테이프와 투습방수기밀 자재로 완전히 감싸서 일체화된 투습방수기밀 창호케이싱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방수기밀 자재는 프로클리마 테스콘바나테이프와 바르는 기밀방수자재 비스콘 화이버, 그리고 STPE계열 실리콘 코킹과 STPE계열 방수페인트 사용

미국식 시공법은 창호하단에 워터댐을 만들어주는데 반해 유럽식 시스템창호는 창호밑에 끼워서 워터댐의 역할을 해 주는 졸방크(Sohlbank)라는 전용 자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선 아무도 졸방크 시공을 안해!)
졸방크를 사용하고, 창틀시공에선 딱 졸방크 폭만큼의 지지대를 만들어주고 졸방크 앞쪽으로 배수구배를 주었습니다.

외벽의 안쪽면까지 철저하게 방수기밀처리를 하고 하단에 졸방크를 붙인 창호를 올려 설치합니다.


졸방크의 양쪽과 벽체는 2~3mm 틈이 있기에 이 부분은 안쪽에서 코킹을 하고 스프레이단열폼을 채우고 테이핑하여 창호시공을 마무리합니다.



1층 현관문과 파티오창호는 졸방크시공이 불가능하여 창호 아래에 배수홈을 파고 방수처리를 하여 가장 흔한 현관문 입구 바닥 부분의 누수하자 발생 가망성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위에 설명한 이유로 외부 테이핑은 창호의 측면과 윗면에만 붙여주고 하단에는 테이핑을 안해서 창호 프레임으로 유입된 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사진의 창호아래 테이프는 창호에 붙지 않고 졸방크 전면에 접착되어 하부 L 플래싱을 해주고 있어 창호프레임에서 떨어지는 물의 배수를 막지 않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창호를 둘러싸는 알루미늄 플래싱 마감.
30년 이상 변색되거나 부식되지 않아야 하는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유일한(?) 자재인 PVDF도장 알루미늄 강판 사용.
“모든 면이 외벽재 밖으로 물배출이 되어야 하고 모든 코너와 엣지가 명확하게 물끊기가 되어야 한다. 외부 노출되는 실리콘 코킹이 없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판금시공을 해야 할지를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며 풀어나갔습니다.


알루미늄 플래싱을 시공하여 준 후 헤드플래싱 부분을 외벽WRB층과 테이프 플래싱해 주고 테이프 수평면 부분을 마지막으로 리퀴드플래싱으로 덮어주어 윈도우 플래싱을 최종 마무리하였습니다.


창호플래싱 케이싱을 75mm 120K 미네랄울 외단열재가 덮은 모습. 최종적으로 이 위에 2×4 레인스크린과 세라믹 사이딩 외장재가 시공되면 벽체시공이 마무리됩니다. 외벽마감까지 다 되고 나면 창문케이싱은 외벽면에서 2cm 정도 돌출되어 물끊기가 되어 있어 창문에서 흘러내린 물이 외벽체를 타고 흘러내려 “눈물자국”오염이 생기지 않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절대로(!) 물이 새지 않고, 주기적 실리콘 코킹 유지보수가 없이 최소 20년 이상 성능과 외관이 유지될 수 있는 창호와 창호 주변 마감처리 시공이 완료되었습니다.
너무나 알찬 집짓기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따로 글을 올리실 수도 있겠다 싶지만, 미리 질문을 드리자면, 미네랄울 외단열을 바로 fastener로 고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따로 가로나 세로로 각재로 상을 안치고 “화스너”만으로 튼튼하게 고정이 되나요? 지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하시는지요? 하나 더 질문으로, 단열재 다음에는 2×4 레인스크린, 세라믹 사이딩으로 가신다고 하셨는데요. 단열재 위에 따로 하우스래핑은 안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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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울의 화스너는 임시 고정용이고 16인치 간격으로 스터드에 직접 고정되는 2×4 레인스크린 각재가 단열재를 누르며 고정시켜 주게 됩니다. 16인치 간격이기에 이렇게 하면 적정한 고정재 간격과 화스너 갯수가 확보되게 됩니다.
지붕은 외단열을 포기하였습니다. 이유는 총 비용과 지붕의 거의 전체 면적에 태양광발전패널이 올라갈 예정이어서 그에 대한 고정력 확보등을 고려해서 결정했습니다. 대신, 외단열 없이도 지붕은 R60 정도의 충분한 단열값을 closed cell 스프레이폼 단열재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미네랄울 위에 38mm 2×4 레인스크린과 5mm 클립으로 외장제 안쪽에 43mm의 여유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네랄울은 물을 흡수하지 않고 젖더라도 장기적 성능이 떨어지지 않아 미네랄울을 방수층으로 추가로 덮어주지 않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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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답글을 주셨네요.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여러 면에서 그간의 오래된 관행이 아니라 새롭고 진보된 기법을 적용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추가 질문을 하자면, 2×4 레인스크린 각재를 스터드에 고정할 때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요? 전 실전 경험을 많지 않고 온라인으로 이론 공부를 주로 해본 입장이라서, 단열재 두께 만큼 간격이 있는 채로 (밀착이 안되고) 스터드와 레인스크린이 결합해서 튼튼하게 버틸지 살짝 걱정이 되네요. 게다가 최종 마감재인 세라믹 사이딩도 무게가 좀 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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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방법은 없고, 규정과 체결강도를 지키려고 합니다. 6인치 롱스크류를 사용하고, 스터드에 1.5인치 이상 박혀야 하며, 16인치 간격으로 스크류를 위로 각도 주고 다음 스크류는 아래로 각도를 주는 식으로 번갈아 체결해 줍니다. 외단열은 75mm 두께이고, 단열재의 압축강도는 120kg 입니다. 세라믹 사이딩은 헤베당 30kg 미만 입니다. 기획시에 원래는 외단열을 150mm 이상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사이딩 부착강도문제, 롱스크류 문제등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외단열 두께를 3인치로 줄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들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모든 변수가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 오도록 조합하였습니다. 이런 복잡한 계산과 규정을 제가 다 알수가 없는데 ChatGPT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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