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택을 시공 후, 화장실은 가장 빨리 낡아 버리게 됩니다.
주택을 망가트리는 가장 큰 적은 H2O (물과 수증기)이고, 두가지 모두 화장실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은, 그 자체로 목재,석재,유리까지 용해시키거나 풍화시켜 버리는 가장 강력한 용매인 동시에, 모든 종류의 박테리아와 곰팡이에게 생존의 필수요소 입니다.
물이 없으면, 용해도 없고, 풍화도 없고, 산성/염기성 손상도 없으며, 세균도 없고, 곰팡이도 없습니다. 다시말해서, 집에서 H2O만 잘 관리하면, 집의 수명은 몇십배, 몇백배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우리나라 화장실의 큰 문제점은 두가지로 첫째는 변기 시공 품질의 문제였고(http://joonnoh.com/blog/5002), 두번째는 화장실 방수시공의 문제점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잘 시공한 화장실이라도, 한 10년 지나면, 잘 관리되어 멀쩡해 보여도, 음산한 기운과 냄새가 발생합니다. 바로 곰팡이 냄새이지요..
깨끗한 화장실에 곰팡이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화장실 바닥을 까보면~ 화장실의 바닥 타일 밑에 대량으로 숨어 있지요~~
위 그림은 화장실 바닥의 단면도 입니다. 목조주택이던 콘크리트 주택이던 보통, 몰탈 베드(콘크리트시멘트)위에 타일시공을 하여 마감을 합니다. 그리고, 그림의 “샤워팬라이너” 부분이 실제 방수층 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샤워팬라이너 부분을 우레탄도막방수,FRP 등의 방수재료로 방수 시공을 하며, 별도의 전용 드레인 자재 없이, PVC배수 파이프 위에 마감재로서의 배수구만 얹어 마감을 합니다.
이 구조에선, 화장실 타일 표면의 물은 지속적으로 타일 밑의 콘크리트로 유입이 됩니다. 그리고, 물을 먹은 타일 밑 콘크리트는 쉽게 마르지 않고, 우리나라의 드레인 시공상 타일 밑으로 스며든 물은 배수시킬 방법도 없이 계속 물을 머금은 채로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를 수록, 고여있는 물이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켜 밑으로 새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주로 방수층 그 자체가 아니라, 방수층과 하수관이 만나는 부분에서 물이 새게 됩니다), 물이 안새더라도, 타일 밑의 시멘트가 계속 젖은 상태로 있게 되면서 그 부분에 곰팡이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PVC재질의 샤워팬라이너와 밀착되는 개스킷이 달린 전용 드레인 마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방수가 깨지지 않고, 타일밑 시멘트층에 스며든 물도 배수시키는 구조입니다만, 이 방식도 타일 밑 몰탈층의 곰팡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한국의 경우, 샤워팬라이너(방수층)과 견고하게 밀착시키는 전용 파이프 하수 드레인 연결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시공시 작업자가 재주껏 방수마감을 하기에, 보통 이 부분에서 방수가 깨지게 되고, 타일 밑 시멘트층의 배수가 안되면서 곰팡이 발생이 문제되게 됩니다.
타일 밑 방수와 곰팡이 문제의 해결책은?
타일마감의 바로 밑에서 물의 유입을 완벽히 차단하면서도, 습기는 배출시키고, 타일과 시멘트의 부착강도를 유지하면서도 강한 횡력이나 중력에 의해서 찢어지거나 깨지지 않는 방수층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솔루션 중, 제가 보기에 가장 완벽한 솔루션은 “폴리에틸렌 방수 멤브레인 시트” 입니다.
미국의 경우, Schluter Kerdi 와 Trugard Vapor-shield 두 회사 제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Kerdi가 오리지날 제품이고, Trugard는 저가의 동일 컨셉 호환제품 입니다.
이 폴리에틸렌 sheet는 시멘트 몰탈 위에 시멘트몰탈(Thinset mortal)로 붙여 시공하고, 이 위에 타일을 시멘트몰탈로 붙여 마감합니다.
이는 마치, 한지에 풀을 먹여 겹겹이 붙이는 것과 비슷하게, 폴리에틸렌 시트를 몰탈과 밀착시킵니다. 바닥의 시멘트 몰탈과 시트, 그리고 그 위의 타일까지 동일한 몰탈로 접착과 고정을 하기 때문에, 각각 재료의 물성의 차이에 의한 박리현상과 하자 발생을 근본적으로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완벽한 방수마감이 될 수 있도록 전용 하수구 마감 자재와 인사이드/아웃사이드 코너 방수마감재, 샤워수전 마감재 등이 제공되어 완벽한 방수 마감이 가능합니다.
[부록: 화장실에서 곰팡이가 보이는 곳은?: 실리콘 마감의 문제점]
대부분 화장실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발생하는 곳은 코너의 실리콘 마감 부분 입니다. 실리콘은 물성상 곰팡이가 매우 좋아하는 재질이고, 실리콘 위의 곰팡이 발생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실리콘 마감이 있는 곳은 반드시 곰팡이가 생긴다고 봐도 되고, 깨끗한 화장실에서 실리콘 곰팡이는 큰 문제입니다.
또한, 화장실, 샤워실의 여러가지 구조물 중, 실리콘과 플라스틱 도어실과 같은 연성 재질은 가장 빠르게 손상되거나 누렇게 변색되어 보기 싫게 됩니다.
해결책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실리콘 마감이나 연성 실링/몰딩을 없애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실리콘 마감은 근본적으로 고급스럽거나 솔리드한 느낌을 줄 수 없는 소재입니다. 그러므로, 화장실 인테리어에서의 마감에 실리콘의 사용은 최대한 자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타일마감에서, 타일과 타일이 90도로 만나는 곳은 반드시 6mm 정도를 띄어 시공해 주어야 합니다. 시공 후 타일벽면끼리 조금씩 움직이면서 두 면이 만나 타일이 떨어지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수직 마감부분은 6mm 띄어 시공 후 실리콘 마감을 하는데, 수평 연결부분은 아얘 띄어 시공을 안하고 시멘트 줄눈 마감을 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합한 연결부분 마감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타일 들뜸 현상의 주 원인입니다.
이렇게, 갭을 유지하면서도 마감이 되어야 하는 코너 부분 마감재가 실리콘 마감밖에 없는가?
아닙니다. 전용 인코너 마감 프로파일을 사용하여 실리콘 마감부분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수직 인코너 타일 마감용 알루미늄 프로파일
Schluter사의 타일 마감 연결용 프로파일들. 실리콘 마감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용도에 맞는 프로파일을 사용하면, 타일시공에서 실리콘 시공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으며, 훨씬 세련되고 솔리드한 인테리어 품질을 확보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욕실도 좀 더 높은 품질 완성도를 갖출 수 있도록 기업과 시공업체에서 이런 기본적인 솔루션에서 부터 신경을 써주었으면 합니다.
이 글에 언급된 화장실 방수마감 자재들 대부분 아직 한국에 수입판매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AMAZON에서 개별적으로 구입은 가능한데, 폭 160cm 정도의 샤워실 방수마감용 키트 가격이 $400 정도 하네요.
http://www.amazon.com/Trugard-Waterproof-Shower-Kit-Included/dp/B00CUE10Z8/ref=sr_1_2?ie=UTF8&qid=1420901314&sr=8-2&keywords=trug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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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글을 보니 당장 화장실을 뜯고 싶은건..저뿐만은 아닐거에요. ㅎㅎ 근데 궁금한건 오빠랑 언니네 집은 일케 되어있는겁니까?!!!!! (점점 더 부러워지는 그집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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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저도 제 집 지을땐 몰랐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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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하는 분들에게 이렇게 부탁할 수 없지 않나? 자기들이 늘상 해오던 방법으로 할텐데.. 여러 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시공이 되게 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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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쉽지 않은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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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싱크대 등 악취제거를 업으로 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좋은 자료를 얻었네요.
괜찮으시다면 펌해서 제 블로그에 올려도 되는지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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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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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화장실을 개조해보았고, 그 뒤에 무심코 youtube 관련 영상을 보면서도 왜 그렇게 유난히 화장실 바닥에 플라스틱이나 방수 tape 같은 것을 사용하나 했더니 충분한 이유가 있었군요. 그 집에서 이사를 왔지만 그 집에 새로 들어온 그 누군가도 그 피해를 보게될 것 같습니다. 함부로 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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